호치민 사람들이 이 지하철을 17년 동안 기다렸습니다.
공사가 하도 길어져서 “다음 생에나 타보겠다”는 농담이 진짜 유행어였을 정도였어요. 그러다 2024년 12월, 벤탄역에서 첫 열차가 출발했고 온 도시가 그냥 재미로 타보겠다며 줄을 섰습니다.
그 설렘은 이제 가라앉았습니다. 그리고 바로 지금부터, 이 지하철은 여행자에게 진짜 쓸모 있는 교통수단이 됐어요.
호치민에서 유일하게 가격이 정해져 있고, 흥정이 필요 없고, 도착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이동 수단. 서울에서 당연했던 그 감각을, 호치민에서도 딱 이 노선에서만 느낄 수 있습니다.
🚇 1호선은 어디를 지나갈까요
정식 명칭은 벤탄(Bến Thành) – 수오이띠엔(Suối Tiên) 노선입니다.
총 19.7km에 역은 14개. 앞의 세 개 역만 지하고, 나머지는 전부 고가 구간이라 창밖으로 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입니다.
끝에서 끝까지 약 30분. 같은 구간을 오후 5시에 차로 가면 70분 걸립니다.
한국인 여행자가 실제로 쓰게 될 역들:
- 벤탄 (Bến Thành) — 벤탄시장, 시내 중심. 부이비엔 거리까지 도보 15분
- 오페라하우스 (Nhà hát Thành phố) — 응우옌후에 거리, 사이공 오페라하우스, 그리고 그 유명한 카페 아파트
- 바손 (Ba Son) — 강변 신개발 구역. 조용한 공원과 새로 생긴 식당들
- 탄깡 (Tân Cảng) — 랜드마크81. 베트남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 바로 앞입니다
- 타오디엔 (Thảo Điền) — 외국인이 모여 사는 동네. 브런치 카페, 베이커리, 요가원이 골목마다 있어요
- 수오이띠엔 (Suối Tiên) — 수오이띠엔 테마파크와 동부 버스터미널
마지막 역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. 달랏이나 나트랑으로 버스를 타고 넘어갈 계획이라면, 그 버스가 출발하는 터미널까지 메트로로 1,000원도 안 되는 돈에 갈 수 있거든요 [internal link: /ko/da-lat/].
💰 요금은 얼마일까요
거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데, 한국 기준으로는 거의 무료에 가깝습니다.
1회권 현금 결제: 7,000~20,000동 (약 390~1,120원)
1회권 카드/QR 결제: 6,000~19,000동 (약 340~1,060원)
1일권: 40,000동 (약 2,200원), 횟수 무제한
3일권: 90,000동 (약 5,000원), 횟수 무제한
30일권: 300,000동 (약 16,800원)
기본요금 390원.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 1,550원의 딱 4분의 1입니다. 랜드마크81까지 가도 390원이고요.
벤탄역 기준 주요 구간 요금:
| 벤탄역에서 | 현금 요금 | 원화 |
|---|---|---|
| 오페라하우스 | 7,000동 | 약 390원 |
| 탄깡 (랜드마크81) | 7,000동 | 약 390원 |
| 타오디엔 | 7,000동 | 약 390원 |
| 투득 | 14,000동 | 약 780원 |
| 수오이띠엔 | 20,000동 | 약 1,120원 |
만 6세 미만 동반 아동, 만 60세 이상, 장애인은 무료입니다. 부모님 모시고 오셨다면 그냥 통과하시면 돼요.
여기서 계산 한 번 하고 갈게요. 1일권은 하루에 4번 이상 타야 본전입니다. 대부분의 여행자는 하루에 두 번 타요. 그냥 1회권 사세요.
🎫 티켓 사는 법 4가지
네 가지가 있는데, 한국인 여행자 기준으로 편한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.
- 한국에서 쓰던 카드를 개찰구에 그냥 대기
이게 정답입니다. 앱도 필요 없고, 줄도 안 서고, 잃어버릴 티켓도 없어요.
개찰구 단말기에 컨택리스 카드를 대면 문이 열립니다. 어디서 타고 어디서 내렸는지 시스템이 알아서 계산해서 요금을 청구해요. 티머니 같은 교통카드를 따로 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.
사용 가능한 카드: 비자, 마스터카드, JCB, 아멕스, 유니온페이, 그리고 베트남 나파스(Napas). 신용카드, 체크카드, 선불카드 다 됩니다.
한국 여행자들이 많이 쓰는 트래블월렛, 트래블로그 같은 해외결제 체크카드도 컨택리스 기능(카드에 와이파이 모양 표시)이 있으면 그대로 됩니다. 출국 전에 카드에 그 표시가 있는지만 확인하세요.
중요한 건 하나. 들어갈 때 태그한 카드로 나올 때도 태그해야 합니다. 카드를 바꾸면 시스템이 헷갈려요.
- HCMC Metro HURC 앱
앱스토어, 구글플레이 무료입니다. 출발역과 도착역을 고르고 결제하면 QR코드가 나오고, 그걸 개찰구에 찍으면 됩니다.
1일권이나 30일권을 사려면 이 앱이 편해요. 계정을 만들면 저장됩니다.
단, 데이터가 필요합니다. 베트남 유심이나 이심을 아직 준비 안 하셨다면 출국 전에 해결하고 오세요 [internal link: /ko/travel-tips/vietnam-esim/]. 20분 전에 나온 호텔 와이파이로 지하철표를 사려고 하면 곤란해집니다.
- 역 안의 자동발매기
터치스크린이고 영어 지원됩니다. 현금, 카드, QR 다 받아요.
화면 지도에서 도착역을 누르고, 권종을 고르고, 결제하면 종이 티켓이나 QR 용지가 나옵니다. 현금으로 냈다면 거스름돈 챙기고 나오세요.
카드가 안 될 때의 대안입니다. 잘 작동해요. 다만 앞사람이 화면과 긴 대화를 나누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.
- 유인 매표소
아직 있고, 여전히 친절합니다. 아침 8시엔 제일 느리지만요.
직원분들 중에 영어 하시는 분이 여럿 있고, 뭔가 꼬였을 때는 기계보다 사람이 훨씬 빨리 해결해 줍니다.
📱 개찰구 통과, 어렵지 않아요
들어갈 때 태그, 나올 때 태그. 두 번째를 잊는 분들이 많습니다.
종이 티켓을 받았다면 나갈 때까지 들고 계세요. 기념품은 개찰구를 나온 다음부터입니다.
문이 안 열려도 밀거나 당황하지 마세요. 옆으로 비켜서서 근처 직원분께 손을 들면 됩니다. 모든 역에 직원이 있고, 헤매는 승객 도와주는 게 사실상 업무의 절반이에요.
내릴 역을 지나쳤어도 괜찮습니다. 실제로 이동한 거리만큼만 요금이 계산돼요.
🕐 아무도 안 알려주는 것들
운행 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. 심야 운행이 없습니다. 부이비엔에서 새벽 1시에 나올 계획이라면 그랩을 부르셔야 해요.
배차 간격은 8~12분입니다. 2~3분에 한 대씩 오는 서울 지하철에 익숙하다면 이건 꽤 길게 느껴집니다. 시간표를 보고 움직이세요.
메트로는 공항에 가지 않습니다. 인천이나 김해에서 오는 비행기가 내리는 떤선녓 공항은 완전히 다른 방향이고, 앞으로도 1호선과 연결될 계획이 없습니다. 공항은 그랩이나 택시로 가세요.
푸미흥에 묵으신다면 이 노선은 큰 도움이 안 됩니다. 한인 상권이 모여 있는 7군은 1호선과 정반대 방향이에요. 반면 타오디엔 쪽에 숙소를 잡으셨다면 시내 왕복이 아주 편해집니다.
에어컨이 셉니다. 34도 거리에서 들어오면 냉장고 문을 연 기분이에요. 얇은 겉옷 하나 챙기시면 좋습니다.
주말 오후 수오이띠엔 방향은 테마파크 가는 가족들로 꽉 찹니다. 창가 자리에 앉아 풍경 보고 싶다면 평일 오전에 타세요.
벤탄역은 무료 와이파이가 되고, 지하 구간 세 개 역은 솔직히 예쁩니다. 천장 높고 채광 좋아요. 10분쯤은 핸드폰 대신 위를 보셔도 됩니다.
💬 현지인의 솔직한 생각
1호선 하나로 900만 명이 사는 도시가 달라지진 않습니다. 2호선은 2030년쯤에나 열려요. 그랩 앱은 계속 쓰셔야 합니다.
그런데 딱 한 가지, 이 노선이 압도적인 게 있어요. 1군에서 동쪽으로 넘어가는 구간 — 타오디엔 브런치, 랜드마크81, 버스터미널 — 을 반미 반 개 값에, 정해진 시간 안에, 정체 없이 갈 수 있다는 것.
호치민에서 다른 모든 이동은 “글쎄요, 한 40분쯤?”으로 시작합니다. 메트로만 정확한 시간을 알려줘요. 이 도시에서 그건 생각보다 큰 사치입니다.
카드 한 번 대고, 창가에 앉으세요. 12미터 아래로 사이공이 흘러가는 걸 보면, 왜 이 도시 사람들이 아직도 지하철 얘기에 감정이 실리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실 거예요.
호치민 일정을 짜고 계시다면 나머지 동선도 정리해 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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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? 풍경 보려고 끝에서 끝까지 타보실 건가요, 아니면 교통 체증 피하는 용도로만 쓰실 건가요? 댓글로 알려주세요 👇